줄거리
이 영화는 실제 있었던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야기의 세부사항과 등장인물의 심리 묘사는 모두 픽션입니다. 헬기에 자리 없다고 대통령과의 행사에 함께 가지 못하고 병원을 찾은 중앙정보부 김 부장은 주치의로부터 건강이 안 좋으니 잠시 쉬라는 권유를 받는다. 집무실에서 부황을 뜨던 중 대통령의 만찬 소식을 전해 들은 김 부장, 잠시 생각에 잠기지만 이내 수행 비서 민대령과 함께 궁정동으로 향한다. 만찬은 시작되고, 오늘따라 더 심한 경호실장의 안하무인스런 태도에 비위가 상한다.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던 그는 슬며시 방을 나와 오른팔 주 과장과 민대령을 호출하여 대통령 살해계획을 알린다. 김 부장의 오른팔 주과장. 오늘도 여러가지 골치 아픈 일들을 수습하느라 여념이 없는 그는 이런 일들이 이제 지긋지긋하다. 게다가 갑작스럽게 들려온 만찬 소식에 투덜거리지만 뭐 별 수 있으랴. 함께 할 손님들을 섭외하여 만찬장에 도착한다. 잠시 후, 자신과 민대령을 호출하여 "오늘 내가 해치운다"며 지원하란 김부장의 명령에 잠시 머뭇거리던 주과장, 별 뾰족한 수도 없는 듯 명령에 따르기 위해 바삐 걸음을 옮긴다. 경비실로 들어온 주과장은 부하 네 명에게 작전을 명령하고 무장시킨다. 명령이라면 무조건 복종하는 충직한 부하 영조와 순박한 준형, 비번임에도 불구하고 끌려나온 경비원 원태, 그리고 해병대 출신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지목된 운전수 상욱까지. 영문도 모른채 주과장의 명령에 따라 각자 위치에서 대기중인 부하들. 침을 꼴깍이며 잔뜩 긴장한 채로 김부장의 총소리를 기다리는데...
한국에서 보기 드문 '정치 블랙 코미디' 장르인 만큼성이 짙고, 실제로 법원에서 일부 장면을 삭제하여 상영하도록 판결했다.
높은 분들을 비꼬는데 탁월한 감각을 지닌 임상수 감독답게 작품의 등장인물들을 하나같이 우스꽝스럽게 묘사한다. 대통령(박정희)은 말도 안 되는 논리로 자신의 독재를 변호하고 김 부장이 총을 쏘자 "뭐꼬?", 죽어가면서도 "또 쏠라꼬? 한방 묵었다 아이가" 라며 우스운 말만 해댄다. 대통령을 등에 업고 안하무인의 극치를 보여주던 차실장(차지철)은 총을 들이대는 김 부장에게 "왜 이러세요~"라고 눈웃음까지 치며 살려달라 하다가, 경호실장이 죽어가는 대통령을 버리고 화장실로 도망을 친다. 그렇다고 김 부장(김재규)도 좋게 그려지진 않는다. 사건 직후 중앙정보부가 아닌 육군본부로 가서는 한숨 자지를 않나, 일단 저지르고 나서 대충 밑에서 수습하라고 떠미는 등 감정적이기만 하고 치밀하진 못한 소인배에 가까운 인물로 그려진다.
조연으로 나오는 배우들 중 나중에 유명해진 배우들이 많다. 참모총장 비서실장인 김대령 역으로 김병옥이, 육군본부 초병으로 홍로기가, 초병 역에는 봉태규가 등장했다. 김영인도 최규하 총리 역으로 잠깐 등장하며 임상수 감독 자신도 김 부장의 주치의로 등장해 당신 속이 썩어있다고 반말투로 툭툭 던진다. 그리고 정우도 주 과장에게 살해당하는 경호원(안재송 모티브) 역으로 나오며 대사는 적지만 얼굴을 꽤 많이 비춘다. 안가 경비원 중 조재윤도 처음에 공터에서 죽도를 가지고 현란하게 까부는 역으로 잠깐 나오고, 안가 보일러 담당(강무홍 모티브)으로 김기천, 안가 주방장 역은 타짜의 호구로 유명한 권태원으로, 민대령의 총을 맞고 쓰러져 여기서도 애꿎게 당하는 역이다.
각각의 캐릭터들을 그때 그날 약간은 우스꽝스럽거나 다소 모자란 듯 그려지며 사건을 진행시키는 블랙코미디로서 현실도 별반 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날의 이야기를 이렇게 블랙 코미디로 비트는 홍상수 감독님도 참 대단한 사람이다.
요즘 서울의 봄으로 젊은 세대들이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듯 이영화도 내가 알지 못했던 과거사를 블랙코미디로 풀어서 보여준 영화였다. 그리고 참 재미있었다는 것이다~~ㅎㅎ
그날의 현장은 아마 심수봉(김윤아)님이 아마 제일 잘 알 것이다. 여지 것 아무 말도 안 하는 것 보면 참 심지가 곧으신 분 같다. 이제는 그날의 실상을 말해줄 듯도 한데 아직도 입도 뻥긋 안 하시니 아마 그날의 실상은 영원이 알 수 없을 것 같다.
한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실화를 바탕으로 한 블랙코미디 풍자극인지라 사소한 것들부터가 웃음 포인트이자 명장면이다. 특히 나라의 수뇌부이자 최일선의 인간들의 한심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게 포인트.
"너야 원래 미친놈이니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쳐도 이런 영화를 하겠다고 받아주는 영화사가 어디 있겠느냐. 받아준 영화사에 감사해야 한다." 윤여정 이 임상수 감독에게 한 말
야, 세상 달라졌어. 각하는 죽었다고. 야, 이제 세상 좋아질 거야, 알어?
하지만 세상이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은 짧았고, 또 다른 군사 정권(전두환)이 또다시 쿠데타로 들어서고 국민을 짓밟은 뒤, 다시 세상이 좋아질 때까지 8년이 더 걸리게 된다.
논란에 따른 관심도와는 다르게 흥행에는 실패했고, 이후 10.26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나오긴 해도 직접적인 정치 풍자를 주제로 한 영화는 잘 안 나오게 되었다.
김재규의 유족 입장에선 비극을 너무 희화화한 것 같아서 마음이 좋지 않아 했다. 훗날 개봉한 남산의 부장들이 더 낫다고 평했다.
영화감독는 이 작품을 "최고의 정치 영화"라고 극찬했다.
2016년 박근혜 -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더 재평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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